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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민원기관, '소음예방 포스터' 부착하면 '대책 끝'?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전문성도, 법적 근거도 없어
 
조장훈대표기자 기사입력  2018/05/10 [18:34]

[취재=베타뉴스 강규수 기자/편집=나눔일보 조장훈 대표기자]"3년간을 참다 참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카톡으로 항의 글을 보냈는데 할테면 마음대로 해보라고 비웃듯이 답장이 왔어요. 제가 심근경색으로 두 번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아들도 있다고 했는데 조롱하듯 "아프면 요양원 가고 공무원 시험을  보던지 사시를 보던지 그건 능력껏 하는 것이지 층간 소음이랑 무슨 상관인지.ㅎㅎ" 이런식으로 답변이 왔어요."

 

▲ 사진 출처 = 픽사 베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공동주택 건축에 층간소음 기준이 적용된 것은 2006년 이후부터다. 결국 아파트 붐 초기에 튼튼하게 지어진 공동주택을 제외하면, 2000년대 중반 이전에 건축된 아파트들의 상당수는 층간소음에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공동주택 부실건축에서 비롯된 층간소음의 문제는 입주자 개개인의 부담으로 전가된지 오래다. 이로인한 시비 또한, 이웃간 다툼을 넘어서 급기야 강력사건으로 번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일산서부경찰서는 아파트 층간소음 시비 끝에 만취상태에서 흉기를 들고 이웃을 위협한 A경위를 특수협박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경위는 이보다 앞선 지난 5일 오후 10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자신의 아파트 아랫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협박하고, 아파트 앞에서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살인 사건 까지 일어난다. 실제 지난해 7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관련해서 가해자는 경찰 진술에서 층간 소음을 범행 동기로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들의 심경이 어떻기에 그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마다하지 않을까? 층간소음을 지속적으로 취재해 온 강규수 기자가 층간소음 피해자를 직접 만나 심경을 들어봤다.

 

◇서울시 구로구 거주 박모씨(64세). 7일 오후 서울시 구로디지털 단지역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

 

-얼마동안 소음피해를 당했나?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층간소음 때문에 안 해본 것이 없다. 이제 위층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졌다.”

 

-소음측정은 해보았나?
“측정 전문 업체의 측정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해서 측정을 했다. 하지만 세대간 층간소음 기준이 너무 완화되어 있어 소용이 없다.”

 

-소음을 유발한 이웃과 대면을 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건물의 방음이 안 좋으면 이웃을 위해서 매트를 깔든지 해야 하는데 위층에 사는 이웃은 소음을 참고 살아야 하는 것이 배려라고 이야기 한다.”

 

▲ 박 씨의 소음피해에 대한 민원 답변서중 일부. 소음유발자가 상담을 거부하여 소음피해에 대한 내용전달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 조장훈대표기자 (사진=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피해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사갈 형편도 안 된다. 나라에서 불필요한 센터나 만들지 말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충남 홍성군 거주 김모씨(44세). 8일 오후 홍성역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

 

-얼마동안 소음피해를 겪었나?
“약 4년간 위층의 소음에 시달렸다. 서울한복판에 있는 아파트가 소음에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소음 유발자를 쉽게 찾을 수 있었나?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소음이 발생하는 곳을 찾는데 꼬박 반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소음원을 찾아가 항의하면 ‘난 그런 적 없다’라고 잡아 때면 그만이다.”

 

-이웃의 태도 때문에 심리적으로 소음 피해를 보다 크게 느꼈나?
“그런 요인이 상당하다고 본다. 소음과 진동이 분명히 존재하고 장치로도 입증되나 소음 유발자가 소음저감 노력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소음 발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는 심한 좌절감을 느낀다.

 

소음과 진동에 오래 시달린 사람은 간혹 발생하는 고요한 시간에 평온을 느낄 것이라 생각하는가? 정반대다. 위층이 조용하면 그 안온에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다시 시작될까, 이대로 잠을 자다가 무시무시한 진동에 놀라 다시 깨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상시로 시달린다.

 

같은 공동 주택에 거주하는 3자들의 태도는 어떨까. 우선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힘든 문제에 끼어들려 하지 않는다. 둘째, 집값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에 소음 문제를 공론화 하려는 시도를 가능한 한 억지하려 애쓴다. 관리실이나 경비원은 아무런 개입 권한이 없다. 구청도 관련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한다.”

 

-정부 정책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자체나 중앙 정부에 공동주택 소음 관리부서가 존재하는건 사실이다. 홍보도 꽤 한다. 아파트마다 그럴듯한 홍보 쪽지가 붙어 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실제 역할은 포스터 부착에서 끝난다. 가해자(소음원)과 피해자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전문성도, 법적 근거도 없다.

 

또한 법이 정하는 소음 기준이 매우 낮다. 소음측정을 의뢰한 피해자 중 실제로 구제받은 비율은 사실상 0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법이 소음 발생 행위를 보장하는데 무서울 것이 없다.”

 

한편 김 모씨의 사례와 관련 서울시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여 공식 소음측정을 한 결과 최고소음도 64.3였다. 2회는 새벽 3시에서 4시경에 측정되었다.

 

▲ 서울에 거주했던 층간소음 피해자가 제공한 층간소음 측정 결과 내용, 64db(A)이상 강한 소음이 새벽 시간에 2회 측정이 되었지만 층간소음피해 입증에는 해당이 안된다.     © 조장훈대표기자 (사진=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국민 분열시키는 전시성 기관 폐쇄하고 기준 강화해야

 

‘소음진동 피해예방 시민모임’은 “눈에 보이는 미세먼지는 물론 건강에 해롭다”면서 “소음은 미세먼지 이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음은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며 뇌혈관질환, 우울증, 심장병, 심혈관질환, 특히 임산부에게는 스트레스로 인한 유산과 임신성 당뇨병 발병률이 높다”면서 “임신성 당뇨병은 출산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출생한 아이 또한 비만일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소음진동 피해예방 시민모임’은 계속해서 “소음은 돌이킬수 없는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면서 “70년대 미국, 일본이 소음의 유해성을 인식하고 연구와 피해를 대비하기 시작한 것처럼 이제라도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음진동 피해예방 시민모임’은 “국민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분해서는 절대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정부는 소음문제에 대해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전시성 기관을 폐쇄하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층간소음 관련 기준에는 건설사가 지켜야 할 바닥기준과 세대간에 지켜야할 소음기준이 있다”면서 “정부는 건설사가 지켜야할 바닥 두께 기준과 방음기준을 충족했음에도 낮은 세대간의 기준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피해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서민들의 현실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소음진동 피해예방 시민모임’은 이 같이 강조한 후 “건설사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스스로 방음 시공을 강화 하는 것으로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한다. 서민들끼리 의심하며 싸우는 판국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면 소음문제 부터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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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10 [18:34]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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