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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각설이타령의 비밀
한문으로 쓰면 ‘각설이(覺說理)’
 
덕산 기사입력  2020/05/29 [09:17]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오래 전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가수 ‘나훈아 콘서트’에서 부른 <각설이타령>의 동영상을 보다가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원체 노래도 잘 부르거니와 그 내용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유래를 알아보았지요.

 

우리나라 각설이 타령을 들으면 ‘얼씨구절씨구’란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고 있을까요? ‘각설이’를 한문으로 쓰면 ‘각설이(覺說理)’가 됩니다. 각설이의 각(覺)은 ‘깨달을 각’자 이고, 설(說)은 ‘말씀 설’이며, 이(理)는 ‘이치 리’ 이지요. 이를 풀이하면 ‘깨달음을 전하는 말로서 이치를 알려 준다’는 뜻이 됩니다.

 

한마디로 미개한 민중들에게 세상이치를 알려준다는 뜻이라 합니다. 이 각설이의 원조를 신라의 원효대사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효대사가 한때는 부처님의 진리를 설파하기 위해 중생들이 알기 쉽도록 바가지를 두드리며 민중 속에 들어가 법문(法門)을 노래하며 교화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각설이 타령은 ‘얼씨구’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얼씨구는 ‘얼의 씨’를 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얼씨구 들어간다.’는 말은 얼의 씨가 몸 안에 들어간다는 뜻이지요. ‘저 얼씨구 들어간다.’ 또한 저 얼의 씨도 몸 안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는 ‘전생에 깨달았던 영(靈)은 죽지도 않고 이생에 다시 태어난다.’라는 말입니다.

 

거기에다가 ‘이놈의 자식이 이래 봐도 정승판서의 자제로서~~’는 ‘이생에는 이 모양 이 꼴이지만 전생에는 정승판서의 아들 이었다.‘ 라는 전생 론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靈魂)은 영원불멸(永遠不滅)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살아생전에 덕(德)을 쌓지 않으면 다음 생에 이 모양 이 꼴이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실을 바로 알고, 늘 배려하고 베풀며, 덕(德)을 쌓는 참다운 인간으로 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흥이 날 때 누구나 하는 소리로 ‘얼씨구절씨구’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 말의 어원의 해석은 조금 다릅니다.

 

세계 역사상 우리 민족만큼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은 나라도 없다 합니다. 역사 기록에 나오는 것만 해도 약 900여회나 된다 하는데, 특히 조선시대 임진왜란부터 병자호란까지 4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전쟁이 끈이질 않았지요. 대부분 오랑캐나 왜구(倭寇)들이 침략해오면 나아가 싸우는 일은 모두 남자들의 몫이었습니다.

 

그것도 지체가 높은 사람들이나 그 자제들은 모두 요 핑계 저 핑계로 다 빠져나가고, 양같이 순한 농민들만 맨 앞에 나가 싸우다 죽었습니다. 한번 전쟁을 치르고 나면 전쟁에 나간 남자들은 거의 씨가 말라버릴 정도로 많이 죽었지요. 그러다 보니 졸지에 과부가 된 여자들과 과년한 처녀들은 시집도 못가고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어디를 간다 해도 쉽게 씨를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그래서 한이 맺혀 하는 소리가 바로 ‘얼씨구절씨구 지하자졸씨구’였다고 합니다. ‘얼씨구(蘖氏求)’는 세상에서 가장 멸시 당하는 서자(庶子)의 씨라도 구해야 하겠다는 뜻이라 합니다. 그리고 ‘절씨구(卍氏求)’는 당시 사회에서 천민 취급을 하던 중의 씨라도 받아야겠다고 하는 뜻이라네요.

 

또한 ‘지하자졸씨구(至下者卒氏求)’는 가장 낮은 졸병의 씨라도 구해야 하겠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렇게 ‘얼씨구절씨구’라는 말에는 남자의 씨를 구하고자 했던 아픈 사연이 숨어 있다 합니다.

 

구전 장타령(품바/각설이타령) 가사입니다.

 

얼시구 시구 들어간다 절시구 시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요놈의 소리가 요래도 천냥 주고 배운 소리/ 한 푼 벌기가 땀난다./ 품! 품바가 잘한다.

 

네 선생이 누군지 남보다도 잘한다/ 시전 서전 읽었는지 유식하게도 잘한다/ 논어 맹자 읽었는지 대문대문 잘한다/ 냉수동이나 먹었는지 시원시원이 잘한다/ 뜨물통이나 먹었는지 걸직걸직 잘한다/ 기름통이나 먹었는지 미끈미끈 잘한다.

 

우리는 각설이 타령에 이런 가슴 아픈 의미가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각설이 타령은 거지들이 구걸하는 모습으로만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 술자리에서 건배를 하며 태평성대를 즐기는 듯 ‘얼씨구절씨구 지하자 좋다’하면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슬픈 역사와 각설이 타령에 숨어있는 비애(悲哀)를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하지만, 각설이타령은 <불생불멸의 진리> <인과응보의 진리>를 모두 다 깨달을 수 있게 진리를 전파하는 소리로 들으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5월 2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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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29 [09:17]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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