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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기부 마친 대구 키다리아저씨 '수익 일부 내 돈 아니다'
부인·자녀들, 언론에서 필체 보고 아저씨라는 사실 알아
 
강현아 기사입력  2020/12/23 [13:22]

12월 22일 오후, 예년처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저녁에 시간됩니까? 시간되시면 함께 저녁식사 합시다” 올 해도 기다리던 키다리아저씨였다.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김용수 모금팀장, 김찬희 담당자는 그날 저녁, 지난 2018년 함께 저녁식사를 했던 어느 골목 안 작은 매운탕 집에서 키다리아저씨를 만났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이미 주차장에는 키다리아저씨가 타고 온 10년이 훨씬 지나 보이는 승용차가 서 있었다.

키다리아저씨는 간단히 인사를 건넨 후 낡은 가방 속에서 봉투 한 장을 꺼냈다. 5천여만원의 수표와 메모가 들어있었다.

 

"저도 이번으로 익명 기부를 그만둘까 합니다. 저와의 약속 실현이 되었군요."라는 말로 메모를 시작한 키다리아저씨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키다리 아저씨들이 나눔에 참여를 했으면 좋겠다. 나누는 동안 즐거움과 행복함을 많이 느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키다리아저씨는 짧은 시간 공동모금회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그간의 나눔에 대한 사연을 들려줬다.

 

크지 않은 회사를 경영하는 키다리아저씨는 경상북도에서 출생 후 1960년대 학업을 위해 대구로 오셨다. 하지만 부친을 잃게 되며 일찍 가장이 되었고 생업을 위해 직장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부인과 결혼 후 세평이 안 되는 단칸방에서 시작한 키다리아저씨부부는 늘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해 왔고, 수익의 1/3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누는 삶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 후 회사를 경영하며 많은 위기도 있었고 그때마다 기부 중단을 권유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수익의 일부분을 떼어놓고 나눔을 이어왔다고 했다.
 
키다리아저씨의 사모님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부할 때에는 남편이 키다리아저씨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어느 날 신문에 키다리아저씨가 남긴 필체를 보고 남편임을 짐작 해 물어서 알게 되었다”고 웃음 가득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 후 남편의 나눔을 지지하고 응원했으며 키다리아저씨는 10년의  약속을 이어올 수 있게 됐다.

 

언론에 보도된 키다리아저씨의 필체를 보고 아버지가 키다리아저씨라는 것을 알게 된 자녀들도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며, 손주 또한 할아버지를 닮아 일상생활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키다리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키다리아저씨가 탄생되어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60대의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이어 2012년 12월 1억 2천 3백여만원, 2013년 12월 1억 2천 4백여만원, 2014년 12월 1억 2천 5백여만원, 2015년~2018년 12월 각각 1억 2천여만원을 전달했고, 2019년 12월에는 “나누다 보니 적어서 미안하다”는 메모와 함께  2천여만원의 성금을 전해 왔었다. 그리고, 2020년 12월 이날 5천만원을 기부하며 익명의 10여년 기부를 마무리 했다.

 

키다리아저씨가 2012년부터 10회에 걸쳐 기탁한 성금은 10억 3천 5백여만원에 달한다.
 
매년 연말, 익명을 요청하며 거액을 기탁 해오는 키다리아저씨는 그간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에 따뜻한 감동을 전해왔다.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오랜 시간 따뜻한 나눔을 실천 해 주신 키다리아저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꼭 필요한 곳에 늦지 않게 잘 전달하여 시민 모두가 행복한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키다리아저씨의 당부와 같이 더 많은 키다리아저씨들이 나눔을 이어, 국채보상으로 빛나는 나눔의 전통을 잇는 대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눔일보 = 강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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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3 [13:22]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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