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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한국형 디스커버리 토론회'… 법체계 정합성 등 쟁점 논의
김원근 변호사 발제, 미국법원 증거조사 실무… 우리나라와 다른 점 중심
 
조장훈 기사입력  2022/02/22 [18:54]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가 주최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 방향 토론회'가 22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발제자와 패널이 온·오프라인으로 함께 참여하는 웨비나 형식으로 개최됐다.

 

▲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나눔일보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은 공정하고 신뢰받는 재판 구현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논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진실발견을 위한 증거의 상호공개와 소송 당사자의 충분한 증거 공방 등 현행 우리 법정이 갖는 절차적, 실체적 불비점을 보완할 핵심 대안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엽 대한변협 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 등 영미법계 국가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디스커버리 제도를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도입·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법체계 및 법률문화에 적합한 증거개시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국형 디스커버리 도입 방향’을 논하는 오늘의 토론회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증거개시제 입법 방향'이라는 제목의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서울 도봉을)은 영상축사를 통해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는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핵심은 현출된 증거일 수밖에 없다."라며, "현실에서는 환경피해, 제조물책임 등과 같이 증거가 분쟁의 일방 당사자에게 구조적으로 편재된 경우가 있다."라고 전하고, "재판에서 증거를 감추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사법정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미국의 경우 디스커버리 제도를 통해 원고가 피고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피고로부터 증언을 받아낼 수 있다고 한다. 피고가 이에 불응할 경우 진실을 감추는 것으로 보아 재판에서 패소할 위험도 있다."고 소개했다.

 

변호사 출신의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경북 안동시예천군)은 영상축사에서 "일종의 본안 재판 전 증거조사 절차인 디스커버리 제도는 영미권 국가들을 비롯해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실시 중인 시스템이다. 정보의 비대칭 등 재판 당사자 사이 불균형 문제와 모색적 증거신청으로 인한 재판 공전 완화 등 다양한 긍정적 기능이 예상된다."라며, "국회의원이자 한 명의 율사로서,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관기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나눔일보

 

이날 토론회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논의를 주도하는 핵심 인사로 평가받는 김관기 대한변협 부협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김원근 재미 변호사(사법시험 30회, 미국 버지니아·메릴랜드·워싱턴 D.C.)는 '미국법원의 증거조사 실무: 우리나라와 다른점을 중심으로'를 내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김 변호사는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미국 법원의 디스커버리 제도를 국내에 소개해 왔으며, 한미 양국 법정 실무에 모두 정통한 전문 법조인으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김원근 변호사는 법원의 증거조사 제도가 실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명무실하지만 미국 법원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다며, 한국은 법원이 주관하지만, 미국은 변호사 등 당사자가 주도하는 차이, 증거조사에 대한 위반행위 제재방법의 차이 등을 가장 크게 다른 점으로 꼽았다.

 

▲ 김원근 변호사     © 나눔일보

 

또한, 이런 차이를 가능하게 하는 미국의 법원 풍경에 대해 김원근 변호사는 "미국의 판사에게는 우리나라 재판제도에서 볼수 없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데 변호사와 검사는 재판과정에서 판사의 직원신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증거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해야 하고 불필요하게 재판을 지연하면 안된다. 이런 경우 판사는 변호사와 검사를 징계할 수 있다. 당사자가 허위주장의 법률문서를 제출하는 경우 혹은 증거조사과정에서 증거를 일부러 숨기는 경우 판사는 징계권한이 있다. 당사자가 법원에 제출한 합의서에서 정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역시 징계권한이 있다. 이런 징계권을 행사함으로써 미국의 판사는 법정과 재판제도의 권위를 수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 변호사 초임시절 이런 제도를 잘 알지못해 재판 초기 증거 제출을 회피했다가 판사로 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았던 경험담, 미국의 대형 로펌이 증거 은폐가 발각돼 파산한 이야기, 이혼 소송에서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는 경우 이를 찾아내는 디스커버리 비용까지 모두 상대방이 부담하게 하므로 당사자가 철저하게 끝까지 재산을 추적하는 시스템이 활성화 되어있는 케이스 등 다양한 사례를 열거하며 미국 법정의 디스커버리 운용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어서, 최호진 서울남부지법 판사, 이완근 한국사내변호사회 ESG 위원장, 정영진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서영 변호사(법무법인 삼율), 김용상 외국법자문사(법무법인(유) 율촌), 좌영길 헤럴드경제 기자, 안성열 내일신문 기자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토론문을 통해 주장과 질의를 펼쳤고, 토론 이후에는 김원근 변호사의 답변, 토론회 청중으로 참여한 각계 변호사들의 질의 및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관련 견해와 현안 소개 등이 열띤 논의로 전개됐다.

 

 

토론과 자유 질의에서는 소비자 소송 실무를 맡는 소비자 단체 변호사의 현안 질의, 외국에서 소송을 수행하는 한국 법인들의 소송 실무를 다년간 맡아 온 전문 변호사의 경험담, 국내 법정에서 당사자는 제출된 모든 증거를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디스커버리가 도입되면 기업비밀을 침해한 이유로 진행된 소송에서 오히려 가해자에게 기업비밀을 모두 알려줘야 하는 불합리가 존재한다는 입법론적 고민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외국에서 소송을 진행한 배경에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활용한 증거 확인의 강제성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흥미로운 여담이 소개되기도 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로 인한 소송비용의 폭증과 이로 인한 소위 변호사 없는 나홀로소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경제력이 높은 당사자가 디스커버리 제도를 악용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비용을 소모하게 한 후 화해를 강요하는 부작용 등이 우려된다는 것으로 제도 도입과 입법논의 과정에서 깊이 살펴볼 문제점으로 공감됐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관기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전반적으로 준법의 문화가 정착이 되어있느냐의 의문 때문에 우리 실정에서는 상당히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라며, "다만, 개혁 방향으로서는 법원 판사들의 위상을 높이고 (소송)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활동을 증진함으로써, 사법절차 비용을 줄이고 가능하면 실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찾고 절차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나눔일보 = 조장훈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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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2/22 [18:54]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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