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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세계 한국어학자 대회' 갈채 속 마무리, 6개 학회 공동주최… 2박3일 11개국 천여명 참여
호주 시드니대 J.R. Martin "실용학문인 체계기능언어학 세계적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에 감사"
 
조장훈 기사입력  2022/07/01 [21:08]
▲  J.R. Martin 호주 시드니대 교수가 개막식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언론인연대

 

[글·사진=인터넷언론인연대 공동취재팀·대회 조직위원회/편집=조장훈·손다해 기자]“언어, 기능, 그리고 사용”이라는 큰 주제로 6월 29일부터 3일간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과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열린 '2022 세계 한국어학자 대회'가 1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본행사 하루전인 6월 28일에는 사전 행사로 “2022 체계기능 언어학 워크숍”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연인원 일천여명에 달하는 언어학자, 국어학자, 국어교육자, 한국어교육학자, 영어교육학자, 번역학자들이 현장과 유튜브 및 줌을 통해 대면 및 비대면으로 실시간 참여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큰 호응을 받았고, 순전히 학자들 중심의 대회 운영으로 2박3일 모든 일정을 21개 세션의 발표와 토론만으로 진행한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어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

 

대회 기간 전체 78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그 가운데 외국 기관에 소속된 연구자들은 총 2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K-컬쳐와 한류의 영향 등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어 학자들의 위상과 발언력이 높아진 것도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중요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   미국 인디아나대 이효상 교수가 세션9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한국어학자대회 조직위원회

 

'2022 세계 한국어학자 대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언어학 이론을 선도하고 있는 체계기능언어학과 인지기능언어학을 위시한 기능주의 언어학 이론 전반이 총체적으로 다뤄졌고 전 세계 이 분야의 석학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체계기능언어학은 인간이 어떤 기제로 언어를 사용하고 언어를 통해서 무엇을 하는지를 정밀하게 설명함으로써 인간과 언어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엄마’라는 표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체계 가운데 있다.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라는 표현을 화자가 선택함으로써 친밀성이라는 특정한 의미기능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처럼 체계기능언어학에서는 일정한 맥락 속에서 화자의 의도에 따라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에 대한 연구성과가 충분히 쌓이면 언어 교수·학습 및 번역 등에서 훨씬 효과적인 방법론이 제시될 가능성도 크다. 체계기능언어학은 1960년대 마이클 할리데이(Michael Halliday) 교수에 의해서 최초 창안된 문법 모형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단계여서 이번 대회의 의미와 성과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어에 관해서 실천적 이론을 추구하는 여섯 개의 성격이 다른 학회들이 공동으로 연합해 주최를 하였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어학회(회장: 한정한 단국대 교수), 한국어의미학회(회장: 양명희 중앙대 교수), 문법교육학회(회장: 한송화 연세대 교수), 국어교육학회(회장: 원진숙 서울교대 교수), 고려대학교 한국어문교육연구소(연구소장, 김유범 고려대 교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연구소장, 구본관 서울대 교수) 등으로, 이번 대회 공동개최를 통해 응용언어학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체계기능언어학이 자연 언어로서의 한국어에 대한 실천적 연구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학술대회가 되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성과가 한국어 및 국어교육, 한국어교육, 영어교육 등과 관련한 연구들은 물론, 한국어를 중심으로 한 번역학, 전산언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총괄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관규 고려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기능주의 언어학의 유용성을 탐색하는 동시에 이를 한국어에 적용하려는 구체적 목적을 가지고 개최됐다."고 강조했다. 공동 조직위원장 대표로 축사를 맡은 한정한 교수(단국대) 역시 축사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한국의 언어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려대학교 정진택 총장과 국립국어원 장소원 원장 역시 이번 학술대회가 K-컬처가 확산되고 4차 산업혁명이 열린 현시점에서 특히 더 의미가 있다고 축하했다. 기조 발제자를 대표하여 축사를 한 J.R. Martin 교수(호주 시드니대)는 실용학문인 체계기능언어학 관련 세계적인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 학문이 앞으로 인간의 사회적 언어생활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션5 Matthiessen 교수(스페인 콤플루텐세대, 중국 후난대) 발표 및 토론     © 세계한국어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총 21개의 분과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기능주의 언어학 이론의 개괄에서부터 적용을 위한 방법론, 구체적인 응용 방법 등 이론과 실제의 층위 전반에서 다채로운 주제들이 발표됐다.

 

특히, 세계적 석학인  J.R. Martin(호주 시드니대), Christian M.I.M. Matthiessen(스페인 콤플루텐세대, 중국 후난대), William Croft(미국 뉴멕시코대) 교수들이 직접 기조 발표에 나섰다. 이 중 J.R. Martin 교수는 올해말 체계기능언어학에 기반해 한국어 문법을 설명해 낸 『Korean Grammar: A Systemic Functional Approach』(Cambridge University Press)를 공저자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학술대회 개최 전일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맡는 는 등 한국에서의 체계기능언어학 보급과 확산에 열의를 보였다.

 

또한 Matthiessen 교수는 오래 전부터 체계기능언어학이 일반 언어학 이론으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체계기능언어학에 기반한 언어 유형론 연구를 이어 왔었는데 이번 기조 발표에서 그간 연구 내용의 핵심들을 짚었다. William Croft 교수는 구문을 중심으로 언어를 설명하려고 하는 혁신적 구문 문법의 주창자로서 이번 기조 발표를 통해 언어 유형론적인 차원에서 본인의 이론을 풀어냈다.

 

▲ 세션1의 토론회, 대면과 비대면 함께     © 세계한국어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이번 학술대회는 기능주의 언어학에 기반한 그간의 연구 성과를 집약하는 자리로서 의의를 가지는 동시에 “2022 세계 한국어학자 대회”라는 대회명에 걸맞게 세계 각국의 한국어 연구자들이 힘을 합했다는 의의가 크다. 코로나 19 때문에 굳게 닫혔던 국제학술대회가 드디어 빗장을 풀고 학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모였다는 의미도 갖는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대면과 비대면을 동시에 진행하는 새 시대의 방법이 실행됐다는 의미도 크다.

 

대회 성과로는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호주, 중국, 튀니지, 인도, 홍콩, 독일, 홍콩, 대만, 스웨덴 등 11개국에서 참가한 학자들의 논문이 27개였으며, 국내의 30여 대학 소속의 한국어학자들이 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한 발표들만 간추려보면, 현재 호주 체계기능언어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Y.P. Doran 교수(호주 카톨릭대)는 상황적 맥락인 사용역과 사회문화적 맥락인 장르에 대하여 깊이 있는 발표를 하였으며, 신기현 교수(호주 뉴사우스웨일대)는 호주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실에서 체계기능언어학이 활용되는 양상을 소개했다. 진염평 교수(중국 대련외대)와 진연 교수(중국 대련외대)는 체계기능언어학을 활용해 남북한이 베트남과 외교 담화를 나눌 때 나타나는 현상을 체계기능언어학의 기제를 사용하여 비교 연구했다.

 

연재훈 교수(영국 런던대)는 기능-유형 문법에 기반해 한국어와 언어 유형론을 연구해 왔는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특히 한국어의 소유주-소유물 논항들의 형태-통사적인 특징을 발표했다. 이효상 교수(미국 인디아나대)는 언어 사용으로부터 문법을 기술하는 접근법 아래에 다양한 용례를 바탕으로 그간 안정적으로 여겨져 왔던 문법 범주의 공시적 변이를 논했다.

 

국내에서는 이관규 교수(고려대)가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체계기능언어학 연구의 현황을 연구사적 차원에서 조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했으며, 남가영 교수(서울대)와 주세형 교수(서강대)는 국어교육 분야에서의 체계기능언어학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또한 한국어학회 회장인 한정한 교수(단국대)는 체계기능언어학 차원에서 한국어의 문장, 구, 그룹(혹은 구), 절 등의 개념 정립에 관해서 발표를 했다.   

 

 

이관규 총괄조직위원장은(고려대 교수)는 폐회사에서 한국연구재단, 고려대학교, 그리고 비상교육, 사회평론, 박이정, 역락 등 출판사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감사의 뜻을 재차 전하고, 특별히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서 실용적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는 체계기능언어학이 한국어 연구와 실천에 더욱 깊이 있게 이바지하여, 한국어 화자들이 사용하는 담화, 텍스트의 특징을 반영하는 새로운 문법 체계 정립 및 그 실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나눔일보 = 조장훈 대표기자·손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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